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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자전거여행/홋카이도

홋카이도 최북단 리시리섬. 사색과 위안의 풍경들.

2009. 08. 14  

홋카이도 자전거 여행 11일째


왓카나이에서 페리를 타고 1시간 40분. 리시리 섬에 도착해 캠핑장에 자리를 잡고 본격적으로 섬 여행에 나섰다. 섬을 둘레는 54Km. 자전거로 섬을 돌며 만난 풍경의 첫인상은 '신비롭고 고요'했다. 텐트를 칠 때 잠시 맑아졌던 하늘은 다시 순식간에 흐려졌고, 무언가를 감추는 것 같았다. 섬에는 사람은 커녕 차도 많지 않았고 바닷바람 이외에는 극도로 고요했다. 자전거로 섬을 도는 일은 어떤 비밀의 장소를 찾아가는 것 같았다. 섬 곳곳에서 만나는 작은 신사들. 구름에 감춰진 리시리후지... 고요한 오타토마리 늪에는 사색에 빠지기도 했다. 섬을 한 바퀴 돌자 어떤 충만감이 가득했다. 마치 섬으로부터 길고 긴 위안을 받은 것 같았다.  


섬의 많고 많은 신사 중에서도 가장 인상에 남는 신사. 통나무로 투박하게 만들었지만, 위압적인 모습이 전혀 없어 친근한 느낌을 준다. 

멀리, 레분섬이 보인다. 내일은 저곳에 간다. 

리시리 섬은 다시마가 유명하다고 한다. 여름이 철이다. 

흐린 하늘이, 단순히 구름이 많은 것이 아니라 뭔가를 감추고 있는 것 같았다. 

멀리 하얀 토리이와 작은 신사가 보였다. 

섬의 이곳저곳에서 해난 사고가 잦았을까? 작은 섬에 참 많던 신사들... 그래서 더 신비로운 분위기를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정갈한 일본의 주택. 

섬의 자전거 도로 노선 안내도. 

거북이 모양의 귀여운 간판. 

또 작은 신사가 보인다. 

멀리 일몰 전망대가 보인다. 

리시리섬 표지석과 함께. 핸들 가방, 물, 여행용 가방 1개만 가지고 가볍게 섬을 돌았다. 

또 작은 신사. 

섬 어딜 봐도 고산식물들이 눈에 띈다. 


섬을 절반 정도 돌았을까? 리시리후지쵸에서 지정한 유형문화재인 키타미 신사, 홋카이도삼경비, 츠나지마 테이스케 표창비를 알리는 안내문이 있었다. 

키타미 신사는 1825년에 설립된 오래된 신사이고, 홋카이도삼경비는 오타루신문사가 홋카이도삼경을 정하기 위해 독자에게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리시리후지가 1위를 차지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한 비라 한다. 츠나지마 테이스케는 리시리섬의 수산업의 발전에 공헌한 사람이라 한다. 

다른 신사가 너무 작아서 키타미 신사는 거대하게 보일 정도이지만, 키타미 신사도 많이 소박한 편이다.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오타토마리 늪' 리시리 섬에서는 제법 유명한 관광지인지 커다란 주차장과 매점이 있었다. '아카에조'라고 하는 소나무 원생림에 둘러쌓인 늪이라 한다. 

이 늪의 풍경과 분위기가 참 신비로웠다. 늪이 말을 거는 것 같다고 해야할까... 한참을 늪을 바라보면서 앉아있었다. 

늪 근처의 벤치가 있던 풍경. 

귀여운 고산식물의 꽃. 

섬을 일주하는 내내 흐리더니 캠핑장으로 돌아가자 거짓말처럼 다시 하늘이 개었다. 그래서 그런지 잠시 다른 시간, 다른 세계를 자전거로 여행한 듯한 기분이었다. 수 많은 신사들과 흐린 하늘 풍경, 리시리후지는 한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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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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