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08. 15.
여행 12일째
레분으로 가는 바닷길
리시리섬 쿠츠가타 항구에서 페리를 타고 레분섬으로 이동했다. 멀어지는 리시리는 오늘도 정상이 구름에 가려있었다. 다가오는 레분은 완만한 곡선이 누군가 누워있는 것 같았다. 점점 멀어지는 섬과 점점 다가오는 섬이 있었다. 하나의 땅과 이별해 하나의 땅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여행이란 매일 떠나고 매일 찾아가는 하루하루의 반복이었다.
레분섬은 '꽃의 섬'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그저 그 정도 정보였다.
일어나 가장 먼저 본 것은 텐트안의 꽃. 그러고보니 어제 너와 함께 잤구나.
텐트를 정리하고, 출발 준비를 한다. 매일 밤 집을 만들고 매일 아침 집을 철거한다. 하늘을 지붕삼고 땅을 베개삼는다. 바람소리 파도소리 풀벌레소리를 자장가삼아 잠이 든다. 달빛 별빛을 조명삼아 밤에 화장실을 간다.
왜 꼭 풍경이란 놈은 떠날 때가 되면 아름다워지는가?
쿠츠가타 미사키의 광장
페리와 레분 섬
쿠츠가타 곶과 멀리 레분섬이 보인다
항구로 들어오는 배
분주로운 선원들
끝까지 얼굴을 보여주지 않으시는 군요. 리시리씨. 당신이 노리는대로 나는 당신의 얼굴을 보러 다시 올 것 같네요.
어제 텐트 설치를 도와주던 동네 꼬마!
페리에서 바라본 쿠츠가타 페리 터미널
멀어져가는 쿠츠가타 항구
쿠츠가타 항구의 등대
등대 반대편 얼굴
페리의 뒷편.
넓은 바다를 보니 긴 항해를 떠난 것 같았다. 실제로는 한시간도 걸리지 않는 거리였지만.
멀어져 가는 리시리 섬
페리에 탄 관광객의 뒷모습
푸른 하늘과 짙푸른 바다의 대비
좀 더 멀어진 리시리 섬
붉은 색 구명 보트
어느새 가까워진 레분 섬
꽤 멀어진 리시리 섬
9년 후에 하는 이야기
레분섬은 다시 가고 싶은 곳입니다. 홋카이도를 자유롭게 여행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오직 레분섬에 가고 싶습니다. 작은 섬을 매일 같이 산책하고 싶습니다. 사람도 별로 없고 오직 꽃들과 초원, 낮은 언덕과 구릉들. 푸른 하늘과 그보다 더 푸른 바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생각 않고 그냥 계속 걷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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