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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자전거여행/홋카이도

천국의 맛, 킹-메론(유바리메론)! :: 홋카이도 자전거 여행기 :: 홋카이도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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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5 水 여행을 시작한 지 2일 째]
-HOBETSU(穂別)-




아오바공원피크닉광장에서 출발하기 전에. (Canon AE-1 / Filmscan)



멋 모르고 언덕과 터널이 즐비한 산길을 택한 방랑 늑대. 
그 이유는 단지 지도로 봤을 때 가까워보여서 였다나 뭐라나. 
후라노로 가는 길은 쉽지가 않지만, 
천국의 맛 킹 메론,
달콤한 소프트아이스크림,
든든한 오야코동! 같은 맛있는 음식,
아름다운 홋카이도의 풍경과 사람들이 있기에 
여행은 지루할 틈이 없다... 

*오늘 여행기는 '키워드'형식입니다^^


:: TodayRecord ::

(8.4~5간의) 주행거리 86.9km / 주행시간 6:11 /이동루트(치토세-호베츠)

:: Diary in [Hobetsu Camping Site]


호베츠 캠핑장. 해 지는 잔디밭에서 공놀이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즐거이 울려퍼진다. 곳곳에서 슬슬 저녁을 준비하는지 맛있는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Canon AE-1 / Filmscan)


[Pm9:34 /穂別町営キャンプ場(‘호베츠’쵸 운영캠핑장)]


나는 지금 어제의 목적지였던 호베츠캠핑장에 와 있다. 

이곳은 마치 낙원 같은 캠핑장으로 무척 넓고(손님이 많이 않아서 인지 몰라도)한산한 곳이다. 

곳곳에 가족 단위의 캠핑객들이 자리 잡고는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모습이 인상 깊다.


어제는 나무가 오늘은 시냇물이 자장가를 불러주었다. (Canon AE-1 / Filmscan)


일부러 중앙에서 조금 떨어진, 

개울가의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곳에 텐트를 치고 밥(신라면과 일본식햇반)먹으려던 찰나, 

초등학생 남자애 둘이서 무언가 먹을 것을 가져와 내밀었다. 

‘받아주세요!’ 

그러고서는 조금 건방 끼 있어 보이는 녀석이 

‘어디서 왔냐?’ 

하길래 

‘한국!’

이랬더니 두 놈은 막 놀라하며 부모에게 뛰어갔다. 

‘한국에서 왔대~~~!’


오른쪽 녀석이 건방끼 있는 녀석. 다음날 아침, 짐을 꾸리는데 다가와서는 사진을 찍자길래 나도 한 장 찍었다. (Canon AE-1 / Filmscan)


소세지, 닭날개, 닭껍질 구이가 두 개씩. 방금 구운 것으로 정말 눈물 나게 맛있었다. 

보답으로 피 같은 식량 중에서 작게 포장된 김 4봉지를 드렸다. 

그리고는 잠깐 대화를 나눴다. 

한국에서 왔다. 홋카이도를 한 바퀴 돌고, 주욱 내려갈 생각이다. 

놀라하며, ‘힘내라!’ 고 말한다.


오늘은 무척 많은 사람에게 힘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전날과는 사뭇 다른 한 밤중의 캠핑장. (Canon AE-1 / Filmscan)


*   *   *

“킹 메론(キングメロン을 팔던 아주머니”


길을 헤매서 (사서 고생한 측면이 있다. 오이와케가는 길이 너무 좁아보여서-무서워서-통과했더니 2배는 고생했다.) 

타키노우에까지 너무 힘이 드는 거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을 때, 건너 편에 메론 직매점이 눈에 띄었다. 

이름하여 ‘킹메론’ 가자마자 아주머니 한 분이 나오시더니 작게 잘라놓은 메론을 한 개 주셨다. 

아… 그 때의 그 맛은 이루 말로 할 수 가없다! 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 

일반 메론과는 조금 다른, 황금 빛깔의 과육의 풍미는 그야말로 천국의 맛이었다. 

나는 곧바로 한 개를 달라고 해서 그 자리에서 수저로 와구와구 퍼먹었다. 

아…세상에는 내가 아직 모르는 맛 나는 과일이 너무너무 많구나! 


훗날 다른 친구들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홋카이도의 메론은 무척 비싸다고 한다. 한 개를 300엔에 먹은 것은 행운이었다.(Canon AE-1 / Filmscan)


아주머니의 설명에 의하면 YUBARI메론이 무척 유명한데 그것과 같은 놈이란다. 

다만, 지역이 YUBARI의 행정구역에 속해있지 않아서 킹메론이라 부르며 팔고 있다는 것. 

(지금 검색해보니 킹메론이라는 이름은 홋카이도의 메론을 

크게 ‘레드메론’과 ‘킹메론’으로 나누는 것에서 비롯된 듯. 즉, 유바리메론 또한 킹메론.)

기념으로 사진을 한 장 찍고 갔다. (먹기 전에는 찍을 정신이 없었다.)


아주머니는 ‘힘내라! 고생한 것, 나중에 떠올리면 즐거운 추억이 된다!’ 라며 힘을 주셨다.


무려 '북해도메론의 왕자 킹메론'이란다.

홋카이도 메론은 레드계열 메론과 킹계열 메론으로 크게 나뉜단다. 레드계에 비해 킹계가 과육이 부드럽고 달콤한 향기가 있다고 한다. (출처:구글)


*   *   *

“메론소프트 아이스크림을 팔던 아주머니 사카노보리(언덕길) 연발, 무한 반복”


역시나, 점심을 먹고 힘겨운 오후를 보내고 있을 때 쯤, 나를 유혹하던 ‘소프트아이스크림’(그것도 메론맛!) 망설임 없이 멈췄지만, 비쌌다. 300엔! 그러나, 이것 역시 눈물이 날 정도로 맛있어서 후회는 없다.


아주머니는, ‘수분보충에 힘써라!’는 조언과 지도를 보여주며 HITAKA까지 간다니까

“차로 20분! 근데 계속 오르막이야…”

“진짜요?”

“어, 진짜. 다 오르막길이야. ”

“갈 수 있으려나…”

“후후후. 힘내!


*   *   *

“그리고 맞이한 오르막 길, 터널, 내리막 길”


오르막길은 길었다. 

작년의 내장산고개 길보다야 거리나 경사면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지만, 

핸들이 아직도 흔들린다는 점, 

자전거 스탠드가 고장 났다는 점. 

짐이 상대가 안 되게 무겁다는 점이 체력과 정신력을 앗아갔다.


경사가 느껴지시나요? (Canon AE-1 / Filmscan)


오늘의 목적지는 HITAKA 근처의 캠핑장이었지만 40KM 가량을 남겨두고 몸 상태가 이 모양이여서야! 

결국 루트를 바꿔 지금의 호베츠로. 

끝없을 것 같았던 오르막길에도 당연히 끝은 찾아오고, 

너무나 상쾌한 내리막길이 나타났다. 

그러고 보면 ‘지구는 평평하다’는 역설은 이런 때야말로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것 같다.


그리고 우리네 인생살이도 말이다.


핸들 불량으로 무척 조심해서 내려온 것까지. 어쩜 이렇게 같을까?


*   *   *

“아오바, 타키노우에 공원”


어제 아오바 공원도 무척 크고 잘 정비되어 있었으나, 

타키노우에 공원(점심 먹고 1시간 낮잠을 잤던)또한 편안한 곳이었다. 

홋카이도만 그럴까? 인구비율에 비해 말도 안 되게 크고 멋진 공원. 

아오바 공원은 마치 수목원 같았다. 

그곳을 유유히 산책하는 사람, 가족… 그야말로 ‘여유’의 공간. 

한국에서는 불가능한 일일까?…


*   *   *

“아침의 치토세, 홋카이도의 마을 풍경”


조깅하는 사람이 많다. 도시이지만, 

작은 크기라 그런지 혼잡하지 않다. 

어제 저녁에도 그랬지만, 이 마을의 공식지정운동은 ‘조깅’이 아닐까 착각할 정도. 그 만큼 많다.

치토세. 오이와케. 미카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오늘 지난 마을의 느낌은, 한산하다. 

혹은 공포영화의 ‘모두가 사라진 마을’ 같다. 

그러면서도 작고 예쁜 집. 깨끗한 도로가 확실히 한국의 시골과는 다른 풍경. 

근데… 사람은 다 어디 갔지?


*   *   *

(Canon AE-1 / Filmscan)


“논. 논. 논. 목장. 목장. 목장.”


농원, 목장은 또 어찌 그리 많은지!

그리고 그 풍경은 어찌 그리 좋던지!


스탠드 고장으로 위태롭게 서있는; 애마 '검은늑대'(Canon AE-1 / Filmscan)


*   *   *


“까마귀. 독수리. 사슴.”

아침에 세수하고 나오니 내 짐 주위를 돌다가 황급히 튀던 까마귀 녀석. 요주의 동물이다. 

독수리. 꽤나 낮게 날며 한껏 폼 잡던 녀석. 사진기만 들면 사라진다. 치토스 같은 녀석.

사슴. 갑자기. 있는 줄도 몰랐는데 화들짝 놀라며 도망가서 나를 더 깜짝 놀라게 하는 녀석. 요주의 X2 동물.


착한 사람 눈에는 사슴이 보여요.(Canon AE-1 / Filmscan)


한 무리의 사슴이 있어서 멀리서 지켜보다가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한 놈이 쳐다보니 다 같이 “쟤 뭐야?”라는 식으로 쳐다본다… 

두목이 “꽤애!” 하고 경고하자 몇 놈이 도망치나… 

몇 놈은 그냥 멀뚱멀뚱. 

다시 두목이 “꽤액!”하자 또 몇 놈은 도망… 

그러나 마지막까지 나를 쳐다보던 녀석은 결국 두목의 응징을 피해 도망가야 했다. 

꼭 저런 아이가 있어요.


*   *   *

'오야코동' 오야는 일본어로 '부모', '코'는 자식을 뜻한다. 부모에 해당하는 닭과 자식에 해당하는 계란이 같이 나온다고 해서 '오야코동'. '동'은 덮밥을 뜻한다. (Canon AE-1 / Filmscan)


“상처”발뒤꿈치. 급출발 주의. 익숙하지 않은 새 페달에 피를 봤다.“핸들”핸들바 백의 내용물. 최대한 가볍게 줄일 것.“스탠드 구입, 핸들 고정”자전거포를 발견하면 꼭 들리자.“요리-음식”아침-과자, 점심-오야코동(닭고기와 계란 덮밥), 저녁-호의+신라면+햇반/간식-메론, 소시지, 아이스크림, 소프트콘, 맥주.



:: Map ;; 


큰 지도에서 치토세에서 호베츠캠핑장까지 보기
:: ETC ::

8월8일 까지는 사진이 별로 없습니다.
디카가 여행출발전에 고장이 나서 
새로사야 했거든요^^
9일여행기부터는 좀 더 풍성한 사진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왕이면 클릭하면 크게 보이도록 
업로드하고 싶은데 그렇게 올리면
구글 크롬이나 파이어폭스에서는
잘 보이는 것이 
익스플로어에서는 좀 깨져보이는 군요.
(사진도 그렇지만 폰트도 좀 다르게 보이더군요 ㅠㅡㅠ)

많은 분들이 익스플로어를 사용하실 것 같아서 
2회편부터는 가로600으로 변환해서 올리긴 했는데..
음 뭔가 방법이 없을까나..ㅠㅠ

:: 처음 이 여행기를 읽는 분들께 :: 
라벤더로 유명한 후라노로 향하는 많고 많은 길 중에서 
하필이면 ‘산 길’을 택해 무수한 오르막과 터널을 통과하는 방랑늑대.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상태에서 우연히 찾아간 작은 마을… 
그곳에서 그는 평생을 잊지 못할 만남을 하게 되는데… 

아 맛나보여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