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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야기

올 가을 일본 서점에서 유행하는 책들






주말을 맞아 오랜만에 서점을 들렀다.

 

서점에서 유행하는 책을 보면, 

어떤 것이 유행하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책이 진열되어 있는지 항상 눈여겨 본다.

 

2018년 9월, 일본 서점에서는 뭐가 유행하나 볼까?






일본의 문학상으로 유명한 '아쿠타카와상' '나오키상' 수상작. 

상을 수상하면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화제의 책이 된다 ^^ 



왼쪽, 아쿠타카와상은 타카하시 히로키 작가의 '오쿠리비'

소년들의 폭력들을 다룬 충격적인 내용이라고. 

('오쿠리비'는 아래 내용을 참고 ^^)




오른쪽, 나오키상은 시마모토 리오 작가의 '퍼스트 러브'

어째서 딸은 아버지를 죽일 수 밖에 없었는가? 

'가족'이라는 이름의 미궁을 그린 걸작 장편. 

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소설을 비롯해서 일본의 '작품'들을 보면 사회비판적인 내용이 별로 없는 것이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남쪽으로 튀어를 쓴 오쿠다 히데오 같은 작가의 작품이 좋다. 






왼쪽의 책은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책인데 

원작은 일본을 대표하는 진보지식인, 반전운동가인 '요시노 겐자부로'의 소설이다.

이 작품을 2017년, 만화가 '하가 쇼이치'가 만화화해서 크게 히트했다. 

얼마전에 봤을 때 100만부를 넘었다고 했는데 지금은 무려 200만부를 돌파. 


나는 이 책이 200만부나 돌파했다는 것이 

굉장히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원작소설이 좋은 내용을 담고 있고

만화라는 형태가 메세지를 쉽게 전달했을지는 몰라도

반전운동가가 쓴 소설이 크게 지지를 받았다는 것은

그 자체가 일본의 시민들의 평화에의 의지가 아닐까?


오른쪽 책은 유명한 만화가인 타니구치 지로의 '그리고... 고양이를 그리다'이다. 

일반적인 만화를 넘어 '예술작품'으로 평가받는 작품이 많은 작가가 그린 고양이 이야기^^ 

표지의 고양이의 표정이 흥미롭다.  






유명인의 자서전 씨리-즈.


왼쪽부터

일본 장기계의 전설이 된 '하부 요시하루'씨의 '순간을 살다'

'3월의 라이온'이라는 만화 때문에 일본 장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분들이 있을까 모르겠지만, 

아마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에게는 처음 듣는 이름이 아닐까 싶다. 

쉽게 설명하자면, 한국 바둑의 이세돌이 중년이 된 모습을 상상하지 되지 않을까?

일본 장기계의 모든 타이틀을 섭렵했다 한다. 


올림픽 2연패로 남자 피계의 전설이 된 '하뉴 유즈루'의 '꿈을 살다'

김연아에게 가려 금메달은 없어도 일본 전국민의 사랑을 받은 '아사다 마오'의 '다시, 이 곳에서'


일본에서 피계는 지금도 관심을 많이 받는 종목이고 

방송에서 출연하는 빈도도 높고

그러다 보니 팬들도 많다 ^^ 

아사다 마오나 하뉴처럼 실력파 인재들도 있으니.






요리에 대한 책이 많았다. 


가운데 재밌는 책이 보인다. ^^

카레처럼 보이는 요리와 함께 

중으로 보이는 턱수염이 있는 청년이 국자를 들고 있다! 


타이틀은 '절밥' 

장수대국일본에서 '가장 장수하는 직업 1위'가 중이란다.

그 중들이 먹는 절밥의 레시피를 99개 담은 책.


펼쳐보지 않아도 새어나오는 건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의 타이틀은 '처음 만들어도 맛있게 만들 수 있는 와쇼쿠(일식을 뜻하는 일본말)'

나는 솔직히 그들이 와쇼쿠라고 부르는 것이 어떤 음식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그야 외국인들도 '한식'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와쇼쿠'는 2013년 인류무형유산에 등록되었다.

이 때의 정의는 '일본의 전통적인 식문화'이다. 

재료 본연의 맛과 계절감을 중시한다고.






다음 책은 낫토에 관한 책. 


'몸에 좋은 매일 낫토'

과연 낫토를 즐겨먹는 나라답다! 

후지이씨라는 요리가가 낫토를 먹는 방법을 다양하게 소개한 책. 


한국에서도 홈쇼핑에서 낫토 팔고 그러던데,

곧 한국에도 번역 출판되지 않을까? ^^ 






다이어트와 운동관련 책은 항상 인기다. 


그 중에서도 오른쪽에 다리를 쭉 벌리고 있는 표지의 책이 좀 재밌다. 

이 책은 오로지 '4주안에 다리를 쫙! 벌리는 방법'에 대한 책이다. 


작자는 요가선생인데 50세임에도 '다리 벌리기의 여왕'이라고 불린다고...

정말 4주만에 다리를 쫙! 벌릴 수 있을까? ^^

하지만 저렇게 몸이 부드럽게 되고 싶어! 


라고 생각하는 전국의 수 많은 주부님들이 구입한 책. 








만화로 배우는 '화내지 않는 육아'


만화강국 일본답게 그 어떤 주제도 만화로 소화해 내고

또 그게 잘 팔린다. 


확실히 우리 어릴 때도 만화로 된 학습책이 많았지 않았는가..^^






이 책도 만화로 배우는 육아. 

타이틀이 재밌다. 


'오늘부터 가정교육을 그만둬봤다' 


일본어로 시츠케라고 하면 가정에서 예의범절을 가르치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의 문화는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그래서 아이교육도 엄한 편이다. 

이 책은 그 엄한 교육을 그만두니 아이가 착한 아이가 되었다는 책^^;;





또 만화 ^^


이 책은 '누구와도 15분 이상 대화가 끊어지지 않는 대화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표지 모델인 카페 점주 히토미가 비법을 알려주는 듯.


일본어는 어렵다.

특히 비즈니스에서 쓰이는 일본어.

같은 말이라도 작은 표현에 따라 늬앙스가 많이 달라진다.

고급으로 갈수록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기가 참 어렵다. 


그리고 일본인의 성향.

쉽사리 본심을 들어내는 식의 대화보다

애둘러 표현하는 대화가 많다.


같은 일본인끼리도 '일본식 대화'는 어려운 모양인지

일본 서점에 가면 유독 '대화법'에 대한 책이 많다 ^^ 







또 만화 ^^;


일이 빠른 사람과 일이 느린 사람의 습관에 대한 책. 

업무방법에 대한 책은 어느 나라에서도 인기인듯. 





이 책은 만화는 아니지만 만화를 모티브로 했다. 


'완벽한 리더는 필요없다' 는 책으로 

'우주형제'라는 만화에서 배우는 차세대 리더론이란다. 


띠지에는 아이돌 그룹 NMB48의 리더의 추천사가...






만화 잡지가 빠질 수 없다. ^^ 


한국도 한 때는 다양한 만화잡지가 있었는데...

아이큐 점프... 소년 챔프... 

드래곤 볼과 슬램덩크를 챙겨보던 그 시절이 그립다. 






일본의 만화잡지 수는 2014년에 400종을 넘었다 한다.

그 수는 아직도 늘어나고 있다고. 


소년들을 타켓으로 한 만큼 

표지에 수영복 차림의 그라비아아이돌 사진이 실린 잡지도 많다 ^^ 








좀 특별한 잡지를 발견.


'월간 건담에이스' 


건담은 뭐랄까, 만화계의 스타워즈랄까 ^^; 

이미 전세계적으로 팬을 가진 하나의 '문화'의 영역에 들어선 것 같다. 







표지의 남자는 '다이고'라는 멘탈리스트.

방송에서 상대의 심리를 읽거나 간파하는 것을 본 적 있다. 

위 책들의 제목은 '정리의 심리법칙' '초집중력' '초시간술'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심리지식을 다루고 있다. 


이 친구가 인기가 있는 것은 

 어찌보면 일본이라는 나라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 같다.

뭐랄까, 

유독 상대의 심리를 '읽거나' '꿰뚫어보거나' 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그 만큼 서로 벽을 쌓고 대화를 한다는 것일까?


아까 위에서 '대화법'에 대한 책이 많다는 이야기를 했다. 

좀 웃기고 슬픈데...


어떻게 하면 대화를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한편으로 어떻게 대화 중에 '꿰뚫어볼 수 있는지'도 고민한다. 


참 피곤하게 산다 진짜. 






늘 어딘가에 있는 혐한 서적. 

혹은 북한, 대한민국에 관한 서적. 


2014년에 처음 일본에 왔을 때보다는 요즘 준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기분은 나쁘지만, 이것이 일본의 수준이다.

이것도 그들의 문화라면 우선은 알아야 한다. 


위쪽 줄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손 잡은 책의 제목은 '새빨간 한국' ...

꽤나 자극적인 제목인데, 판매량을 신경쓰신듯.  

부제는 '북에 이용당한 문재인의 대죄'이다. 


작자는 '편 진일'이라는 재일한국인저널리스트. 

1947년 생으로 부친이 현대창업자 고 정주영회장의 부인의 친척이라고.

또 한 명의 저자는 '무토 마사토시', 전 대한민국 일본대사관 대사였다. 

이 사람이 쓴 다른 책의 제목이 정말 기가막히다..



2017년 6월에 출간된 이 책의 제목은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서 다행이다' 


부제는 '왜 지금 문재인인가? 열린 입이 닫히지 않는다'


어떻게 한 때 일본을 대표해서 대사관에서 근무한 사람이 이런 책을 쓸 수 있는가?

버젓이 방송에도 나온다. 


사고 싶은 생각은 전혀없으니 

다음에 도서관에서 빌려봐야겠다.










이 책도 제목이 무척이나 자극적이다. 


'통일 조선은 일본의 재난' 



왜 '통일한국'이 아니라 '통일조선'인가?

아니, 언제 조선으로 통일된다고 합의가 된거야? 



띠지의 내용이 걸작인데 번역하면 이렇다.  

 

'자유한국의 죽음'에 의한 지정학적변화! 

과도한 상호불신, 바깥으로 흘러넘치는 증오,

법치의 실패와 동양적 전제정치에의 퇴행,

정통성을 잃어 '역사날조' , 비열함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민족성...



노란 큰 글씨의 내용이 재밌다.


'동 아시아 '반일' 트라이앵글의 완성' 


그러니까 이 책은 아마도 

일본 시민들에게 한국의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씌우기 위해서 쓰여진 것 같다. 


그럼 왜 부정적인 이미지를 쓰우고 싶어할까? 

답이 노란 글씨속에 있었다. 


아 그랬구나. 

통일이 되면 따가 될까봐 무서워서 그렇구나. ^^





일본은 잡지의 천국이기도 하다. 

오타쿠 문화의 원조답게 

장르가 무궁무진하다. 


이 잡지는 리쿠리트라는 일본의 그룹이 만든 잡지 

'중고집을 사서 리노베이션'


한국도 그렇지만 일본에서도 집을 사면 평생을 갚는다.

게다가 일본 사람들은 '단독 주택'을 선호한다. 


물론 단독 주택은 더 비싸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사람들은 

지어진지 30-40년된 중고집을 구매해서 

리노베이션, 리폼을 한다. 


방법에 따라서는 내부는 완전 새집처럼 할 수 있으면서

비용은 신축보다 훨씬 저렴하니 인기다 ^^ 


나는 언제 단독주택 사나 ㅠㅡㅠ 








이 잡지를 보고 정말 빵 터졌다. ^^ 


남성을 위한 잡지 'GQ'는 다들 아시는지?


이 책은 무려 50-60대 남성들의 '여생 즐기기'를 테마로 한 잡지, 'GG'다! 


 표지도 유.니.크. 하지만

잡지의 제목이 굿.이다. 


'GG(지지)'는 일본에서 주로 손자나 손녀들이 자신의 할아버지를 부를 때 쓰는 말이다. ^^


왼쪽에 둥그런 스티커처럼 붙어있는 캐치프레이즈도 재밌다. 

'돈은 물려주지마라! 자신이 써라!' ^^ 


얼마나 좋은가? 한국에도 도입하고 싶다. 


한국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일본도 부모는 역시 자식사랑이다. 

일본의 50-60대는 버블경제에서 한몫벌어들이 분들이 많다.

젊은 날에는 뼈빠지게 일해서 돈은 벌었어도 

자신의 여가나 가정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아버지들이 많다. 


아내의 아버지, 우리 장인어른도 그렇다. 


자신은 그 돈을 아끼고 아껴서 자식들에게 남겨주고

남은 생도 조용히 살아간다. 


그런 삶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퇴직도 하셨으니 

자유롭고 즐겁게 인생을 즐기다가 가셨으면 하는 것이 

자식들의 마음 아닐까? ^^ 


그런 면에서 이 잡지처럼 '여생을 즐기자!'는 문화는 좋다고 생각한다. 



***



서점을 둘러보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


다음 쇼핑은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겨울쯤?


겨울에 유행하는 책을 다시 포스팅하는 그 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