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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자전거여행/홋카이도

사색의 산, 토카치다케 3 :: 홋카이도 자전거 여행기 :: 홋카이도의 여름




텐트에 놀러온 아이. 

아직도 너를 처음 봤을 때가 기억난다. 




흐린 날이었다. 

멀리 보이는 것들은 전부 흐릿했으나, 

느껴지는 것들은 전부 선명했다. 




각자의 길로. 

여관, 전망대, 그리고 정상. 







`세계가 멸망이라도 한 것같은` 

풍경속으로 걸어가야 정상이 나왔다. 






사람은 한 없이 작고, 

황폐한 산 아래엔 

넓고 푸른 들판이 보였다. 










산은 한사코 자신을 들어내기 싫다는 듯 

혹은 영원히 신비로워야 한다는 듯 

구름 속으로 숨었다. 








물도 사람도  

그들의 길을 간다 

그 모습이 닮았다 







정상 2077미터.

이 산은 마지막까지 사람을 쉽게 오르게 하지 않았다. 

인간으로 태어나 가장 원초적이고 낮은 자세로 마지막을 오르게 한다. 

정상에는 작은 비석이 하나. 

한 글자 한 글자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코끼리의 등을 걷는 개미들처럼 



때때로 맑음 













7장을 찍어야, 

간신히 담을 수 있었다. 




큰 구멍을 만나면 

멈추고 바라보는 습관이 있다. 








신비로운 세계에서 

큰 모험을 하고 

다시 여행의 세계로 




산중턱의 캠프장에
해가 질 무렵 도착했다. 

아무런 말도 없이 걸었는데 
아주 많이 말을 한 것 같았고 
겨우 반나절이 지났을 뿐이었는데 
한 시절이 지난 것 같았다. 

내가 조금 여유로워진 것 같았고 
내가 조금 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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