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ory in Furano
꽃의 도시, 후라노를 가로지르는 237번국도.
그 이름 ‘花人街道(화인가도)’
일명 ‘꽃과 사람이 만나는 길’
:: 자전거 여행자의 행복
후라노는 내 여행의 첫 목적지였다. 4일 만에 다다른 첫 목적지. 드디어 이곳에 닿았다는 생각에 몸이 가벼웠다. 오후를 조금 넘긴 시간, 후라노와 비에이를 가로지르는 237번 국도를 타기 시작했다.
누군가 내게 홋카이도에서 달리기 좋은 길을 묻는다면 나는 237번 국도를 망설이지 않고 추천할 것이다. 그 길을 달리면, 오후의 햇살 속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홋카이도의 아름다운 여름 풍경을 볼 수 있을 거라고. 해바라기 꽃밭, 길게 솟은 나무, 맑은 산과 구름, 반짝이는 강물, 한적한 시골의 풍경, 그리고 그 생명의 풀내음을 맡을 수 있을 거라고. 그리고 거의 평지라고!
해가 지기 시작하자 보랏빛 노을이었다. 넓은 평지를 안에 두고 저 멀리 양쪽에 산맥이 보였다. 하늘은 넓었고, 선명했다. 그 하늘 안에서 구름과 빛이 춤을 추고 있었다. 보랏빛에서 파란빛으로 주홍빛으로 변하는 모습에 나는 몇 번이나 멈춰야 했다.
나는 그 길을 달리며 행복했다. 내가 지금 자전거 여행을 하고 있다는 것이 행복했다. 길을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길을 여행하는 자전거 여행자라는 사실이 행복했다. 아무런 생각 없이 페달을 밟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나는 분명 이 길을 그리워하게 될 것 같았다.
:: 히노데 캠핑장에서
밤이 찾아오고 있었다. 여행자에게 밤은 한결 신비롭게 다가온다. 거리의 상점은 문을 닫고, 자동차의 불빛은 마치 다른 생물이라는 것을 스스로 알리는 듯 했다. 모두 돌아갈 집이 있었다.
나는 히노데캠핑장으로 향했다. 늦저녁에 도착해 어둑어둑 해진 캠핑장에 텐트를 치고, 코인샤워시설에서 샤워와 빨래를 해결했다. 샤워 후에 우유를 마시며 밤하늘의 달을 구경했다. 상쾌했다. 레이코 할머니의 남은 도시락을 먹으며 긴 일기를 썼다.
접수처에서 ‘토카치다케’로 가는 방법을 알아봤다. 카미후라노 역전에서 카치다케 중턱의 캠핑장까지 버스가 운행한단다. 내일 오전에 그 버스를 타기로 했다.
잠깐 화장실을 간 사이 고양이가 내 텐트에 접근하고 있었다. 아마도 도시락의 냄새를 맡은 것이겠지.
“쯔쯔쯔-”
신호를 보내자 그냥 사라졌다. 문을 잘 닫고 자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쓰레기가 엉망이 되지 않으려면.
여행 4일 째. 이제 슬슬 가닥 잡힌 여행자가 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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